성공사례

김지연 (KBS ‘다큐공감’에서 발췌)
김지연

점자책 서편제 속 ‘송화’와의 교감

7개월 만에 미숙아로 태어나 산소 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던 어린 아이. 아이는 무호흡상태에서 그만 시력을 멀게 됩니다. 단 한 번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김지연 양(21세). 1급 시각장애인으로 성장한 그녀는 6년 전,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점자책 서편제의 여주인공 송화의 한과 기쁨이 마치 자신의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송화가 걸어온 소리 길을 나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막막하지만 설레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운명 같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

간절함이 만남의 운명을 이어준 것일까요! 지연양은 국립 서울맹학교에 다니던 중 시각중복장애인을 위한 설리번학습지원센터 전통음악아카데미에서 원진주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지연. 진학을 코앞이라 한 번도 접해본 적도 없는 판소리를 시작한다는 말에 엄마아빠는 딸이 걱정되어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원선생님은 달랐습니다.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가르치면 가르친 만큼 잘 따라오며 판소리를 알아가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제자를 바라보며 스승은 본인도 몰랐던 판소리의 기쁨을 제자를 통해 얻게 되고 제자도 스승과의 소리공부가 눈을 뜬 것 만큼 큰 행복이 되어갔습니다.

‘소리’보다 험난한 판소리 ‘발림’

그러나 일반인도 힘든 판소리의 창(소리)와 아니라(독백)과정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인 지연이에겐 또 다른 몇 배의 큰 고통이 따라왔습니다. 바로 판소리의 ‘너름새’ ‘발림’이라 불리는 판소리의 동작 때문입니다. 긴 이야기를 동작과 함께 풀어내야 하는 종합예술 판소리는 앞을 못 보는 지연이에겐 소리를 깨우치는 득음(得音)과정 뿐 아니라, 태어나 한 번도 본적 없는 다양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정으로 몸짓으로 연기해야만 커다란 벽에 마주하게 됩니다.

지연이는 비장애인도 힘든 수원대 국악과에 판소리를 공부한지 불과 2년 만에 당당히 입학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대한민국 장애인예술대회에서 국악 부문 금상을 받는 등 소리꾼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학과수업과 함께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에서 2년 동안 활동하며 예비단원을 거쳐 연수단원으로 활약하며 자신처럼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소리로 큰 위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양하은
양하은

해금과 처음 만난 날

평소 음악에 재능이 있던 양하은 양(19세)은 사극 드라마를 보던 중 해금의 매력적인 소리에 흠뻑 빠져 취미로 해금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2014년 처음 국악캠프에 참여하여 전문적인 해금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후 매년 국악캠프에 참여하여 해금연주자의 꿈을 키워 나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높은 입시의 벽

고등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합니다. 일각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해금 연주자로 활동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고 하였지만, 어딜 가서도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학의 전문 교육이 필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개인 레슨을 해주는 스승을 만나기 쉽지 않아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전통음악아카데미 심화반을 통해 전문 입시 레슨을 받게 되었습니다. 2017년 2월, 수원대학교 국악과에 당당히 합격하며 꿈에 한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금연주자로서 발돋움

하은이는 대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각종 장학금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예비단원으로 많은 대중에게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며 해금 연주자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재연
한재연

좁은 길을 찾아 방황하다

한재연 군(19세)은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또한 전통악기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국악캠프를 통해 피리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만의 연습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다

재연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피리전공으로 대학에 가고자 전통음악아카데미 심화반 수업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이 많고, 긴장을 또한 많이 하는 편이라 무대 위에서 연주자로서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나만의 연습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고심 끝에 심화반 강사선생님의 조언으로 자신에게 맞는 연습방법을 찾았고, 수업전후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실력을 점검받기 위하여 대회출전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결과 <인천우리소리전국구악대제전>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게 되었습니다.

전문 연주자로서의 첫걸음

피리를 전문적으로 전공하기 위하여 대학입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전통음악아카데미 심화반 교육을 통해 실력을 쌓았고, 국악캠프에 참여하여 피리연주자로서의 꿈을 키웠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백석예술대학교에 수시로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관현맹인전통예술단원을 꿈꾸며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김도은
김도은

우리소리에 빠지다

김도은 양(19세)은 맹학교 재학시절 선생님들 사이에서 마음씨가 착하고 예의바른 학생으로 손꼽혔습니다. 2013년 우연히 전통음악아카데미에 수업에 참여하여 판소리를 듣고 우리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어와둥둥 내 사랑”

2013년부터 전통음악아카데미를 통해 판소리 기초를 쌓았고, 심화과정을 통해 대학입시를 준비하였습니다.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였지만, 도은이는 열심히 판소리를 배워 백석예술대학교에 당당히 입학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를 지켜본 많은 맹학교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귀감이 되었습니다.

김보경
김보경

시각장애인 최초 국립전통예술고 입학

김보경 양은 중학교 무렵 시작한 가야금이지만 각종 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1960년도에 설립되어 전문 국악예술인과 창작예술문화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뿌리깊은 예술학교로 국악전공자들의 꿈의 학교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이후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보경이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국악캠프에 참여하며 전문교육을 지원받았고, 관현맹인전통예술단 단원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악과 입학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생활이 녹록치는 않았다고 합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미비한 학교 시스템,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부족, 관현악 합주의 경우 초견으로 악보를 보고 연주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학교까지 시각장애인 학교를 다녔던 보경이는 비시각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합니다.

보경이를 위해 관현맹인전통예술단 단원들이 직접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방문하여 학생들과 교직원분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시각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여 보경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였습니다. 또한, 메세나협회와 연계하여 보경이에게 정기적인 장학금을 받아 경제적인 부담을 덜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2018년은 보경이에게 기쁜 한해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입시를 준비한 결과 서울대학교 국악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많은 합주 연주를 하며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기 위해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관현맹인전통예술단 예비단원으로 활동하며 전문예술인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